지나온 삶의 추억

(이 편지는 지난 2005년 후반에 한 여동생이 보내준 편지입니다.
 지금 읽어도 그 당시 읽었던 느낌이 자꾸 드는군요... )


To. 오빠

잘지내고 계신다니~ 어찌나 방갑던지...
근데 전화받기가 곤란해서 그렇게 끊어버렸네엽.
오늘은 국군의 날이라서 편지써용. 생각나더라구용.

전 여전히 학교생활 잘하고 있고. 이제 3학년 2학기라 공부에 매진하는 중예요.
그런데두 여전히 힘들어요. 다음학기땐 휴학을 생각중인데, 철저한 계획 없이
그냥 휴학하는건 시간낭비라고 하더라구엽. 그래서 저두 철저한 준비를 계획중예요.

이제 여름도 지나고 조금만 있음 완연한 겨울이 오겠네요.
아! 가뜩이나 시린 옆구리...
그래서 전 겨울울 별로 안 좋아해요.

크리스마스 되기전에 든든한 남자칭구 하나 생겼음 좋겠어요.
자고로 남자는 정신이 올바로 박혀 있어야 되여. 생활력두 강하구.
그냥 제 이상형이 그렇다는거지요. 근데 요즘엔 세상이 험악하기두 하구
도데체가 믿을 넘 하나 없어요. 그래서 남자칭굴 함부로 못 사귀겠어요.
이러다 노처녀 될지두...

괜찮은 사람 있음 소개 좀 시켜주세여. 정말 괜찮아야 되여.
주위에서 안좋은 남자들을 너무 많이 봤기 땜시...
괜찮다구 생각되두 아닌부분두 있구.
하여튼 오빠두 여자 만날 때 꼭 고려해보시구 사귀세여.

근데 오빠 언제 전역이에여? 지금 병장되신거 맞아요? 6, 6, 7, 5던가여?
저번 휴가땐 못뵙지만 다음번 휴가땐 꼭 올굴봐요~
오빠 아저씨 됐는지 안됐는지 궁금해요.
군대 가신 후로 한번두 못 만난거 맞죠? 왜그랬징?
꼭 다음번 휴가땐 얼굴봐여~

세월이 정말 빠르네여. 제가 19때 처음 알게 됐는뎅... 20살이었던가? 흠...
2002년이었으면 하이튼 3년 됐네엽. 헤헤 이것두 인연이죠?
전 예전엔 미쳐 몰랐는데 주위에 사라들이 소중한 것 같아요.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자나여. 친구들, 가족들, 선배, 후배, 이웃들이요.
오빠두 그 중에 한 사람인거 아시죵?
꼭 세상에 좋은 사람들만 존재하고 있는건 아니지만...
 
이제 2005년 한해두 3달 밖에 안 남았어요.
물론 군대 안에서는 시간이 정말 천천히 흐른데여.
근데 여기서는 시간이 정말 빨라여. 나이 먹기 싫어져여.

예전 중고등학교 때는 빨리 졸업하고 싶어 했었는데...
타임머신이란게 있어서 과거루 돌아가고 싶어요.
근데 불가능한거니깐 지금 이순간에 충실할래요.

지금의 나, 미래에 더 멋지게 되려구 노력할래엽~
오빠두 군생활 잘 하시구 건강하세여.
휴가 나오시기 전에 연락주시구엽. 화이팅!!!

2005년 10월, **동상^^
이 편지는 지난 2004년 7월, 훈련소 동기였던 민수형에게 받았던 편지입니다.
민수형은 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조교로 선발되어 신병교육대대에서 군생활을
하였습니다. 지금은 연락이 잘 안되서 아쉽지만 군복무 시절 나눴던 편지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고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일부 내용은 개인정보가 드러나있어 부득이 생략했습니다)
---------

운동하고 들어와서 너의 편지보고 깜짝 놀랐다. 반갑기도 하고 행정병이라...
내가 원하던 보직이었는데... 잘 지내는 것 같아 다행이다.

여기 생활은 훈련병이 보는 것과 많이 다르더구나. 아 그리고 교육 2중대가 아니라
교육1중대로 배치 받았단다. 동기는 로운이라고 1소대에 있던 아이인데 착하고 동기라
너무 좋더라고. 물론 너처럼 형이라는 소리는 안하지... 서로 다른 중대이고
내무실은 같이 사용해서 매일 보기는 하지만 말은 편하게 하지 못하지.

생활하다보니 조금 힘든 것도 있고 좋은 것도 있고... 난 아직도 막내고 긴장의
연속된 삶을 살고 있단다. 하루라도 긴장을 풀면 바로 우당탕... 사고 난단다.

다음주나 다다음주 정도면 후임이 들어올 가능성도 있고 아니면 8월 중순에 후임이 ^^;
2명 정도 더 들어온다고 하는데 모르겠다. 훈련병이 있으면 정신없이 5주정도 생활을 하고
훈련병이 없는 동안은 공한기라고 작업만 한단다. 죽음이지...
옆 내무실이어서 별로 친해질 기회가 없어서 인가 아는 것도 없고 그낭 내 생활만 적는 거
같아서 조금 그런데... 선임들이 웃으면서 하는 말이 2006년은 안온데... 나도 그럴 것 같고...

여기는 비가 굉장히 많이 왔는데 거기도 비 많이 왔니?  아마 여기 근처로 알고 있는데
맞나 모르겠다. 군대쪽은 하나도 몰라서. 맞다 사고예방 교육가서 기동대로 떨어진 놈
봤는데 배식조 하면서 조금 까불대던 놈인데 이름이 기억이 안난다.

나는 여기 생활을 적응하려 적응하려 노력하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은 연등,
즉 공부시간에 몰라 편지 쓰고 있는 중이지. 걸리면 초대박 갈굼이다. 아마 신교대를
떠나야 할지도 모르지^^; 옆에 고참 모른다고 초갈굼이다. 너희 같은 야전 부대는
11시 이후로 취침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지? 여기는 11시전에 취짐이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꿈깥은 이야기이다. 내무실 들어가서 통제하면 기본 12시 취침에
5시 30분 기상,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편지 쓰는 지금도 졸려 죽겠는데
평범한 생활을 통해 평범하게 군생활 마치고 싶었는데 꼬이기 시작한건지
아니면 풀리려고 이렇게 힘든건지 모르겠다 ㅜ.ㅜ
 
공부는 안하는 편이었지만 여기에서 교육할 것 공부하는데 진짜 안된다. 외우는 건 자신
있었는데 요즘은 안되네 ㅡ.ㅡ;; 아침 저녁으로 계속 비오고 눅눅하고 날씨 아주 사실적으로
더럽지. 눅눅하니까 자는 것도 마음대로 안되고 매일 뒤척이고 ㅜ.ㅡ
 
조금만 있으면 100일 휴가네. 휴가때 모할것인가? 나는 별로 그냥 잠만 잘 것 같다는
이상한 소문. 재미있게 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갑작스레 글자도 많이 틀리고
글씨체도 이상해 진 것은 잠시 졸았기 때문이쥐!!! 이시간이면 넌 이미 하늘 나라에 있겠군...
굿! 나도 빨리 자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에 난 졸음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
키득...

몸 건강히 훈련, 행정업무 잘하고 더운 여름철 건강관리 틈틈히 잘하고. 다시 한 번
편지 줘서 고맙다. 오 상병, 이 일병, 안 중사님께 안부전해 드리마. 건강하거라.
또 연락하마!!!

민수
  1. Favicon of http://ganum.tistory.com BlogIcon 가눔 2008.01.03 14:59 신고

    군대에 있을때 편지 많이 쓰고, 많이 받았었는데...
    제대하고 몇년 흐른다음 정리하면서 결국 다 버렸어요.--;
    글을 읽고나니 부끄러움이 앞서는...ㅠㅠ (그래요~전 냉정한 사람이에요....OTL)

    • Favicon of http://fulldream.net BlogIcon fulldream 2008.01.09 00:16 신고

      운 좋게도 군대서 받았던 편지를 잘 보관해서 쓸 수 있는 여지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비록 편지를 보관하지 못했더라도 편지를 주고 받았던 여러 사람들은 꼭 기억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새해 복 마니 받으시고 2008년에도 좋은 추억 간직하시길 바랄게요^^

  2. 2008.01.07 11:11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fulldream.net BlogIcon fulldream 2008.01.09 00:20 신고

      초대하려고 하니 이미 존재하는 이메일이네요.
      다른 곳에서 초대받았더라도 재미있게 잘 사용했으면
      좋겠구요... 새해 복 마니 받으세요^^

  3. Favicon of http://www.trendons.com BlogIcon trendon 2008.04.16 04:08 신고

    힘이 들때 빛 바랜 수양록을 들춰보곤 했던 적은 있었는데... ^^


    군대 생각이 나는데요. ^^ 주민번호와 함께 군번은 영원히 간다고 하던데... ^^

    • Favicon of http://fulldream.net BlogIcon fulldream 2008.04.17 00:29 신고

      군 전역한지도 좀 되었지만 아직도 군대 생각 많이 나는군요.
      뭐... 수양록은 없지만 군대에서 나눈 편지를 보면 괜시리 힘이 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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