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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교육/전문계(실업계) 이야기

우리나라 전문계(실업계)고교의 실태에 대한 저의 의견

(아래 글은 지난 2006년 12월에 네이버 뉴스의 한 유저가 올린 글에 대한
 저의 생각을 담은 글입니다. 글의 순서는 제 의견을 먼저 올린 후,
 네이버 뉴스 유저의 글을 남기는 순서로 이뤄집니다)



우리나라 전문계(실업계)고교의 실태에 대한 저의 의견

우리나라 전문계(실업계)고교의 실태에 대해 잘 읽어봤습니다.
님이 적은 내용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실업계고교의 모습이라고 보여집니다.

지난 2007년 5월,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주최로 이뤄진 "이제는 진로교육이다"
세미나에서 나온 한 통계조사(한국교육고용패널 조사)에 따르면 전문계(실업계)고교
진학 이유 중 중학교 성적 때문이라는 의견은 전체 의견 중 33.7%로 가장 높은 백분율을
보였습니다(이제는 진로교육이다 자료 중 일부 / 이영대 연구위원, 2007년, 직능원).
하지만 내가 원하던 분야이기 때문에 전문계고교에 진학했다는 의견은 33.3%
중학교 성적 때문이라는 의견과 비슷하게 나왔습니다. 즉, 님의 이야기처럼
단순히 고교 성적이 좋지 않아 진학하는 것만 아닌 자신의 진로를 좇아 진학하는
중학생도 상당수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 전문계(실업계)고교에 대한 일반 사람들과 사회의 인식은 부정적으로 보일까요?

님이 이야기한대로 전문계고교생의 이미지는 담배피고 문제 많은 학생이라는
이미지가 많이 깔려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모습은 주로 언론에서 많이 비추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중학교때 성적이 좋은 학생은 특목고, 인문계고교를 가지만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은 전문계(실업계)고교에 간다라는 생각이 팽배해 있기 때문에
전문계(실업계)고교생이면 뭔가 부족한 것 같고 잘 못 할 것 같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저도 대학 1학년 전까지는 그러한 인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실업계고교하면 공부 못하는 아이들이 가는 곳 정도로 치부하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대학 1학년부터 친구와 함께 실업계고교생을 위한 대입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실업계고교생을 만났으며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문제있고
껄렁껄렁한 아이들은 아니라는 걸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실업계고교생 중 일부는 공부에도 상당부분 투자하는 편이었습니다.
아울러 대학 진학 이후에도 성실하게 공부하는 모습을 제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그들은 결코 멍청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결코 사회 문제아가 아닙니다.
그들은 결코 쓸모없지 않습니다.

사회가 그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부분이 부족했으며,
그들을 바라볼 때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정작 전문계고교의 문제는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산학협력이 잘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재정적인 지원이 부족하여 실습할 수 있는 여건이 다소 부족한데 있습니다.
아울러 님이 지적한대로 진로를 찾아주는 교육체계의 부재도 한 몫하고 있습니다.
고교 내에서는 전문교과를 가르치는 교사와 국,영,수 등 일반과목을 가르치는 교사와의
갈등이 계속 이뤄지고 있습니다(전문교과를 가르치는 교사가 현재는 우위에 있음).

현 상황 속에서도 선린인터넷고에서는 한 교사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미국의 100대
대학에 유학을 보내는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서울여상은 진학보다 취업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뭐... 좀 더 근본적으로 들어간다면 님이 언급한 것 같이
"엔지니어(Engineer)와 테크니션(Technician)의 다름이 있긴 하지만
테크니션이 위와 같은 구조적 문제로 평가절하되고 있다는 점"

실업계고교의 위기의 한 축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평가절하된 테크니션이 어느정도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체계가 잡힌다면...
괜한 학력거품보다는 정말 실전에서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이전보다도 다소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현재의 모습으로 볼 때에는 전문계고교의 학력으로 충분히 대접받을 정도는
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고학력 실업자들이 즐비한 시대이기 때문).

그런 의미에서 "전문계고교 - 대학교육" 으로 이어지는 교육연계시스템은
개인적으로 괜찮은 편이라 생각합니다. 전문계고교에서 배운 지식을 대학에서
더 심화하여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문계고교생이 모두 대입으로
기운다면 아무래도 전문계고교의 존립에 상당부분 어려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제한적인 기회를 주는 선에서 조율이 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계고교를 연구하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는 지난 2007년 5월 한 세미나에서
 "고교 졸업 후 취업 - 대학교육 - 일터"와 같은 이행경로 개선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여부는 계속 지켜봐야 되겠지만
전문계고교가 존립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한 방안이라는 점에서는
다소 주목할 만 합니다.

결론적으로 전문계고교가 중등교육기관으로서 오랫동안 제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들의 애정어린 관심이 필요하며, 그들 역시 배움을 갈망하고 노력하고 있는
한 학생으로서 인정해 줄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관심조차 없다면 관심에서 멀어지고 결국은 소외되기 마련입니다.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의견 잘 보았습니다.



"4년제 대졸 신입 초임 월 187만9천원"<경총> 연합뉴스 2006-12-10
네이버 뉴스 jungker2님의 댓글

우리나라 실업계고교의 실태

외국처럼 고졸에 기술만 있어도 충분히 먹고사는 세상.......
네 이대로 되면 정말 좋죠. 그런데.. 우리나라 현실이랑 미국 현실이랑은 많이 다르죠.

우리나라 실업계의 경우.... 실태 써봅니다.(욕먹을거 각오하고)
에....우리나라 실업계 고등학교.. 참담합니다..
보통 중학교에서 성적 하위 50%이하의 학생들이 들어옵니다. 이점은 문제가 안됩니다.
중학교때 공부못했다는걸로 인생에 주홍글씨가 새겨져서야 되겠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 실업계학생들의 성향과 실업계 교육제도입니다.

우선 학생들.. 상당히 질 나쁩니다. 보통 거리에서 담배태우고 삥뜯는 학생들도
물론 나쁘지만, 실업계 고등학교학생들 대부분의 학구열이 Zero에 수렴합니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써먹는 학생들이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때문에 기업주들은 학생들에게 단순노무작업에 버금가는 일을 시킵니다.
(위탁나온 학생들이 대부분 성실하게 근무하지 않는다는데 이런 이유가 있다고 생각..)
그리고 기업주입장에선 이러한 실상을 잘 파악하기 때문에
실업계학생들을 싸게 부려먹고 내쫓으려는 마인드를 갖게디는거죠.

이렇게된 원인은 아무래도 실업계교육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흥미를 유발시키는, 진로를 찾아주는 교육체계의 부재죠.
이에는 교사들의 실업계고등학교 기피현상까지 맞물려서 최악의 상황으로 변합니다.
유능하거나 열정있으신 분들께서 실업계고등학교를 떠나시니,
남은 선생님들의 진로탐색이나 흥미위주의 수업연구는 꿈도 꿀 수 없게 되는거죠.
 
핵심은 이겁니다. "대학 공부만큼 기술도 어렵다"
네, 물론 이 말 맞죠. 그런데 문제는 4년제 대학생들은 대부분 대학공부를 머리에 탑재하고
사회생활에 뛰어드는데 실업계고교생들은 대부분 기술 중에서 어렵고 핵심적인 부분은
이해하려들지않고 취업전선에 빠지는거....
이런점 때문에 기업주들은 2,4년제 공대생을 선호하게되고 고임금을 주게되죠-_-;

반면 미국은?.. 미국의경우 철저한 능력위주의 사회죠.
특히 실기나 기능공 같은경우 배운 것을 그대로 써먹을수있는 특성때문에
유능함과 무능함이 바로 나옵니다. 이것을 학교에서 개개인이 강하게 인지합니다.
 (초등학교나 중학교때 천편일률적인 입시교육에 탈피한 미국식 교육제도의
 긍정적 요인이라고 할수있죠.)

때문에 학생들이 우리나라에 비해 지식을 심어주기에 용이하고,
기업주들도 딱히 실업계학생들을 안 쓸 이유가 없는거죠.

근본적으로 엔지니어(Engineer)와 테크니션(Technician)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죠.
엔지니어는 조금더 고급적인 일.. 기계 설계나 건축 도안 설계 등을 하는 반면
테크니션은 기계작동법, 도구사용법 등을 숙지하고 몸으로 직접 뛰는 일을 하죠.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테크니션이 위와 같은 구조적 문제로
평가절하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제생각엔... 그런 날이 오리라곤 생각되지않네요.. - -a
교육제도가 뿌리부터 안바뀌는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