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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삶의 추억

훈련소 동기였던 한 친구에게 받은 편지(4)

이 편지는 지난 2005년 6월, 훈련소 동기였던 동현이에게 받았던 편지입니다.
군복무 하던 당시 저는 동현이와 자주 편지로 대화를 나눴습니다.
지금은 연락이 잘 안되서 아쉽지만 군복무 시절 나눴던 편지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고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일부 내용은 개인정보가 드러나있어 부득이 생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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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무더운 날씨라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가 오듯이 내려서
여름을 실감하는 시간입니다. 요즘 건강은 어떠세요? 아프시지는 않으세요?
건강하셨으면 합니다. 아프지 않는 것이 최고니깐요.

지금 늦은 시간에 일병 정기 휴가를 가고 있어요.
기차 밖으로는 어두운 커텐이 쳐지면서 아름다운 도시에서 내뿜는 불빛과
농가에서 전구가 아름답게 켜쳐서 장관입니다.
기차를 타고 4시간 정도를 가야 부산에 도착하니까요.
조금은 지루하지만 그 시간 동안 보내지 못한 친구들에게
편지 한 장씩 적으면서 보내려구요.

형은 휴가 갔다 오셨어요? 9박 10일 동안 무엇을 하면서 보냈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중대 훈련이 끝나고 휴가를 나가서 조금 피곤해요. 그러면서 잠이 잘 오지 않았어요.
내일이면 휴가를 나가게 되어서요. 형도 그랬어요? ㅋㅋ

집에 도착하면 잠을 안 자면서 보고 싶었던 책도 2권 정도 사보면서
만나구 싶었던 친구와 만화책, 영화, 친척집에 놀러가면서 지낼려구요.
그리구 친한 친구 면회도 가볼 생각이에요.

"속으로는 생각해도 입 밖으로 내지말며
서로 사귐에는 친해도 분수를 넘치 말라.
그러나 일단 마음에 든 친구는 쇠사슬을 묶어서라도 놓치지 마라"
- 세익스피어

시간이 갈 때면 마음의 양식이라는 작은 책을 5분이나 짧은 쉬는 시간에 읽으면서
좋은 구절이 있으면 메모해서 친구들에게 적어 주기도 하거든요.
글을 읽으면서 하루에 있었던 일을 잊어 버리려고 하거든요. 신기하죠? ^^;;

아참! 형이 보내 주시는 편지 잘 보관하여 스크랩을 해두면서 추억으로 잘 간직할게요.
편지 보내주셔서 고마워요.

기차 안에는 하루 일과를 보내고 집에 내려가는 사람들이 잠시 쉬면서
꿈나라로 빠져 있어요. 많이 피곤하니까요.
저도 조금 멀미가 나지만 편지를 쓰거나 무엇을 하면 네가 살아 있다는 생각이 들어
힘들지만 하고 있어요.

천안에서 출발해서 20분 정도 지났어요. 형은 점호 준비를 하고 있겠죠?
요즘 생활은 어떠세요? 후임도 많이 들어와서 재미있죠!! ㅋㅋ
형은 마음씨가 따뜻해서 후임들과 잘 지내고 있을 것 같아요.

"사랑이란 함께 걷는 것이다.
  멀리 달아나지도 않고,
  뒤에서 머물러 있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같이 걷는 것이다"

친하게 지내면서 나에게 도움을 주면서,
함께 즐거워하는 동료가 있다면 절대로 놓치지 마시구요.
좋은 인연 만드세요.

가끔 사회에서 등산을 가면 산 꼭대기에서 보이는 많은 아파트와 집 속에서
어떻게 무슨 일을 하면서 살아 갈까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군에 있는 동안 생각하면서 찾아보려구요.

형도 좋은 직업과 좋은 여자친구분을 만나서 건강하게 지냈으면 해요.
편지지가 없어 공책에 적은 점 너그럽게 용서해주셨으면 합니다.
짧지만 저의 편지를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몸 건강하세요.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2005. 6. 7 화요일 한 밤중에...
상병 동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