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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어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시민 분향소 조문기(덕수궁 대한문)


국민장의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5월 29일...
이런 저런 일로 노제에 참여하진 못했지만 덕수궁에는 꼭 방문해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저녁 6시 좀 넘는 시간에 덕수궁 대한문에 위치한 시민분향소로 향했습니다.

혹시나 몰라서 광화문역에서 내려 걸어가고 있는데... 노란 풍선이 많이 걸려 있더군요.
유시민씨의 생각에 시민광장 회원들을 비롯한 여러분들이 꾸몄다던데...
아름답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경찰이 많이 보이지 않더니만 청계광장쪽을 지나보니 전경버스가 이리 저리 둘러놨더군요.
국민장 막날까지 이렇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기사 6월 2일 PD수첩을 보니 왜 그랬는지 알 것 같기도 합니다.
 상명하복은 어쩔 수 없겠죠. 뭐... 버스를 볼 때 마다 명박산성이 생각나는 건 왠지...)




어느 일정 선까진 전경이 도로를 점거하고 있긴 하지만 점거하지 않는 곳에선
지난 촛불문화제에서 볼 수 있었던 모습들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대로에 앉아 마음껏 주장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국민장 기간 중 5월 29일 딱 하루만 열어놓았던 서울광장...
참 오랜만에 사람들로 가득찼습니다. 다들 자리에 앉아 경향신문, 한겨레신문을
보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서울광장에 앉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지... 다들 자리를 뜨고 싶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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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가까이 가보니 추모 발언대회도 있더군요. 지난 촛불문화제와 같이 누구나 와서
발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물론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 참석할 수 있는 인원은
제한적이었지만 말이죠...




서울광장 외곽에 있는 화장실을 보니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한 방송사를 향한 안타까움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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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소리는 들리지 않게하고 세종로 시민들은 무대뒷벽만 쳐다보게 하고
운구행렬때는 음악으로 우리의 분노를 우리의 슬픔을 표현할 기회를 교묘히 막았습니다.
우리는 "그"를 보내는 오늘... 이 오늘마저 저들의 "공연"만 보다 갑니다.
우리는 아직 멀었나 봅니다. 당신이 우리에게 과분하지 않게 될 날...
아직 멀었나 봅니다.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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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따로 찍지는 않았지만 봉화마을에 보낸다고 하는 편지지를 받아서
글도 작성했습니다. 워낙 글솜씨가 좋지 않아 글 쓰기가 쉽지 않더군요...
아쉬움을 뒤로하고 시민 분향소가 있는 덕수궁 앞 대한문으로 향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대한문 앞 나무에 걸려 있는 종이학의 모습입니다.
아래는 희망나무라는 표찰이 달려 있는데... 정성스레 걸어놓은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장면은 뒷줄에서 찍은 장면입니다. 국민장 막바지라서 그런지 줄이 생각만큼
길지는 않았습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노제 이후 시간이 다소 흐른터라 그렇지 않았나 싶습니다. 5월 29일 저녁쯤이니...
이 시간때면 미쳐 조문을 못 드린 분들이 올 때죠...)



물론 줄이 짧았다는 건 아닙니다. 조문 기간동안 조문을 드리기 위해 3시간 이상 기다렸다고
했던데에 비해선 나았다는 거죠. 조문을 드리는 손길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조문과정은 자원봉사자들의 통제하에 비교적 질서있게 이뤄졌습니다.
중간 중간 테이프로 선을 만들어 원활한 조문이 이뤄지도록 배려했던 모습이
좋았습니다. 다만, 나눠주는 꼿 중 상당수가 시든 편이라... 안타까운 맘이 들기도 하더군요.



조문은 3줄씩 들어가서 헌화하고 묵념 혹은 2번 절하고 한번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방식으로 큰절이 이뤄졌습니다. 정부에서 만든 서울역 분향소와는 다른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왠지 인간 냄새가 나는 느낌 말이죠...)



조문 이후에도 분향소 근처에 머무는 분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사진을 보니 중계방송에서도 많이 보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 그림도 걸려 있네요.
다음 날 분향소가 훼손이 되었다고 하는데... 뒷 그림은 어떻게 되었을련지...




추가로 예전에 찍은 사진도 함 첨부해봤습니다.
"촛불이 승리한다" 작년 5월엔가 다들 촛불문화제에 참여하면서
국민과의 소통이 이뤄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를 해보았지만...
아쉽게도 미완의 촛불로 남지 않았나 싶습니다. 특히나 올해 촛불문화제는
경찰측의 강경대응으로 참여도도 예전 같지 않고... 다들 겁에 질려 있는 모습입니다.
무엇 때문에 국민들이 모이는 걸 두려워 하는건지... 그리고 국민장때 마져도
시위 집단으로 모는 모습들... 그저 답답하다는 생각 밖에...



지난 촛불문화제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을 참여하면서 느낀건...
투표의 중요성인 것 같습니다. 찍을 사람이 없어 포기하는게 능사는 아니라는 걸...
대부분의 국민들은 느끼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내년에는 시장선거, 내 후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남겨져 있는데...
투표를 통한 의사표현만큼은 포기하지 않았음 하는군요...
아울러 인권, 사람다운 세상을 다시금 돌이켜보고 앞만 보고 달린게 아닌지를
재 점검해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