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


지난 대학생활을 돌이켜보며 대학생들의 정치 참여의식이 심각한 까닭을 생각해보면...

1990년대 이후 겪게 된 IMF의 영향과 운동권의 몰락이 대학생들의 무관심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IMF가 오기 전인 1997년 이전만 하더라도 대학생들의 취업여건은 괜찮은 편에
속했지만 IMF이후 취업여건이 갈 수록 안 좋아졌으며, 괜찮은 일자리는 줄어드는데
대졸자들은 늘어가는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총학생회장 선거 등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어떻게든 어학, 인턴 등에 경험을 쌓고 공모전에서 큰 것을 해내서
괜찮다고 여겨지는 곳으로 취업하자는 생각이 팽배해지기 시작하죠.

이런 상황에서 굳이 투표한다고 해서 내게 이득될 게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입니다. 실제로 최근 상당수 대학의 투표율을 보면 50%를 겨우 넘기는 경우가
허다하고 어떤 대학은 일정 투표율을 채우지 못해 투표일을 연장하는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어찌보면 대학 내에서도 신자유주의가 급속도로 퍼진게 한 원인일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은 "무한경쟁", "적자생존"이라는 키워드로 대표할 만큼
치열한 경쟁체제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남을 눌러야 내가 올라갈 수 있는 환경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점차 개인화 경향을 보이고,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실리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는게죠)
 

또 다른 면에 있어서는 운동권이 1980년대의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점이 상당하다고
보여집니다. 우리나라 대학의 운동권은 나가서 시위를 하는게 당연시 되고 있으며,
대학 사정 혹은 대학 내 대학생들의 사정과 상관없이 각종 시위에 참여하는 모양새를
보여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일반적인 학생들은 운동권 하면 학교내 학생복지 등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고 주요 집회가 있으면 우루루 참여하는 사람들이라는 선입견을
갖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학생복지"등을 강조하는 비운동권을 찾게 되고 상당수의 대학들이
운동권에서 비운동권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러한 모양새는 최근들어 지지부진한 진보세력의
모습과도 비슷한 편이죠.

(진보세력들이 비정규직 등 중요한 현안들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만 정작 성장 등 발전에
 대한 대안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아
선호를 주저하게 되죠).

그럼 대안은 없는 것일까요? 지난 5~7월 사이 절반의 성공이라 볼 수 있는 촛불문화제
(혹은 집회)가 하나의 불씨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1980~90년대 사이에 있었던 운동권세력은 1987 민주화운동을 비롯 여러 운동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여 민주주의가 뭔지를 조금이나마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운동이 왜 필요한지를 알고 지속적으로 정치, 사회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금의 대학생들에게는 그러한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자신들이 참여하여 변화하는 모습을 느끼지 못한 편이죠.

2008년 촛불문화제는 미국쇠고기 수입에 제동을 걸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지만
국민의 목소리가 이랬다는 점을 충분히 나타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며
1980년대식의 운동을 넘어 축제와 화합의 장으로 만드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아울러 촛불문화제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정책에 조금이나마 관심갖도록
움직였다는데 의의를 둘 수 있습니다.

다만, 한 깃발 아래 모이라고 하기 보다는 뜻이 맞는 사람끼리 모여 목소리를 내는
자유로운 형태로 바꿔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현재의 대학생은 예전과 달리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편입니다. 무조건 하나로 묶는다고 해서 따라 오는 경우를
보기 어려운 편입니다.
 
따라서 일방적인 이끔보다는 함께 토론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 존중하는 모양새로
나아가는게 필요할 것이며, 그런 가운데서 뜻이 맞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뭉쳐보려는
노력을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좀 더 수평적인 구조로 바꿔서 자발적인 형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운동권 혹은 비운동권들은 현실세계에 대한 관심을 갖고, 위에서 이야기 하라는데로
하는게 아닌 대학내의 공동체와 대화를 나누면서 신중하게 행동해야 하리라 보며...
총학의 움직임 역시 대학을 중심에 두고 움직이는게 타당하리라 봅니다.
아무리 큰 일을 위해 참여한다 손 치더라도 대학내 구성원들의 관심사나 필요한 부분을
외면한다면 지지를 받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운동권이든 비운동권이든 대학내 구성원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원하는 바를 잘 조율하여 현실화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고 이를 실천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되겠지요.

결론적으로 뭔가 현실적으로 희망이 될 수 있는 것을 보여줘야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조그마한 것이라도 이뤄지는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기
마련입니다.

사람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는건 내가 아무리 별 짓을 다해도 소용이 없다는 생각을 갖기
때문입니다. "조금이라도 참여한다면 이렇게 변할 수 있으며, 실제로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줄 수 있는 준비가 되었는지... 곰곰히 생각해봐야 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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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지난 2008년 9월 21일에
민주주의2.0에 직접 남긴 글을 일부 수정하여 올린
글입니다. 대학생들의 정치 참여의식은 점점 낮아지는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최악의 실업난이 예상되는터라 더욱 심하리라 생각하며...
소통을 가로막는 현상들이 점점 일어나는터라 온라인조차 점점 조심스러워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참여가 낮아지면 어떻게 되는지는 일부 대학의 사례를 살펴보면 자명하죠.
민주주의보다는 부패와 월권이 중심잡는 일그러진 모습만이 남을 뿐입니다.
오히려 대학내 정치에 대한 관심을 조금씩이라도 가져본다면 그래도 대학과 대학문화가
예전보다는 좀 더 활력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화분에 있는 꽃이 잘 자라기 위해서는 물도 주고 거름도 주는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듯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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