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칭 변경

(지금 보는 글은 실업계고교생 대상 대입사이트인 패스앤조이 자유게시판에
 기고한 글입니다. 실업계고교생을 오랫동안 상담했던 유저로서 남긴 글입니다)


얼마전 뉴스에서 실업계고교의 명칭을 전문계고교로 바꾼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몇년 전 기능대학이 폴리텍대학(폴리텍의 본말인 폴리테크닉은 본래 "대학 수준의
종합 기술 전문 학교"-출처 : 네이버 영어사전-를 의미함, 결국 기능대학의 기능을
비슷한 의미인 폴리텍으로 바꾼 꼴) 으로 이름을 바꾼 것과 유사한 편입니다.

(기능대학이 폴리텍대학으로 바꾼 걸 이야기한 까닭은 기능대학이 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 주관으로 90년대 만들었으며, 비교적 저렴한 학비에
기능인력을 배출할 수 있는 전문대학급 교육기관을 만들었음에도
실업계고교와 마찬가지로 공돌이, 별로 대우 못받는 기능공들에 대한
인식으로 인해 기능대학이 부정적인 이미지로 남았으며, 기능대학이
수많은 매체를 통해 홍보를 했음에도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터라
인지도가 낮게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이런걸 탈피하고자 기능과 유사한
'폴리텍'이라는 용어로 바꿔서 대학이름을 바꿨죠. 그런탓에 기능대학과
폴리텍대학을 다른 대학으로 오해하는 사람도 간혹 있기도 하며,
폴리텍대학이 뭔지 궁금해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실업계고교라는 명칭에서 전문계고교로 명칭을 바꾼 까닭은 기존 실업계고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입니다. 실업계고교를 다니는 분들은 잘 알고 있겠지만
실업계고교에 대한 이미지는 '공부 못해서 가는 얘들', '가난한 얘들', '취업이나
해야 하는 학생', '문제아' 등 온통 부정적인 이미지입니다.

그나마 선린인터넷고 등 일부 유명 실업계고교를 특성화고교로 바꾸고
한국디지털미디어고교 등과 같이 새로이 특성화고교를 세워서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을 받은 결과 대학 진학과 외국 대학(특히 미국 대학) 유학,
취업(잘은 모르겠음 -.-;;), 창업에 있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고교 진학을 앞둔 중3 학생들 역시 특성화고교에 대한 선호도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모든 실업계고교를 특성화고교로 바꾸기를 바랬지만
아쉽게도 그런 바램을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정부에서 집중 투자하고
있는 특성화고교를 모든 실업계고교에 적용하여 바꾸기를 망설였지 않았나
싶으며, 기존 특성화고교의 반발을 의식해서 다른 용어로 바꾸지 않았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전문계고교는 그리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전문'이라는 의미가
우리나라에서는 왠지 2류, 3류 같은 느낌을 팍팍 주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전문대학 같은 경우 주류인 4년제 대학과 비교가 많이 되며,
전문대를 가면 공부를 좀 못한 것으로 생각하는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아울러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전문학교들이 많이 존재하죠.
(학점은행제를 실시하는 학원같은 학교 말이죠)
외국의 경우에는 전문학교도 상당한 전문성이 있는 곳에서는 서로들
진학하려고 난리지만 우리나라는 아쉽게도 성적이 안되서 들어간 후
일정 학점을 채워 4년제 대학에 편입하거나 대학원 입시에 도전하는 용도로
쓰이는게 현실이죠.

그래도 긍정적인 의미로 살펴보면 전문가를 키우는 고교로의 전문계고교로
생각해볼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전문가 다운 전문가가 많지 않죠. 그저 답만 달달 외워서 시험보는
문화가 일반적이고, 다양한 분야를 고루 알고 있어야 인정받는 사회이기도
합니다. 어느 한 가지를 잘하더라도 성공할 수 있는건 스포츠, 프로게이머 등
소수에 불과합니다. 일반 회사에 취직하기 위해서는 외국어실력, 고교/대학
성적, 다양한 경험, 자격증 등이 골고루 있어야 해볼만 합니다. 현재까지는
특출나지 않을 이상 전문적인 실력 보다는 어떤 걸 맡겨도 두루 할 수 있는
그런 인재들을 원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으며, 새로운 분야들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분야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해졌습니다.
대표적인게 컨벤션 전문가(동시통역장치를 마련한 대규모 회의장 등 전용
컨벤션 대회 또는 회의 시설을 갖추고 대규모 국제회의나 전시회를 유치하는
산업-네이버 용어사전) 등이 있습니다. 여러 분야를 두루 알고 있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한 분야에 대해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도 필요한게
21세기의 오늘입니다.

복잡하고 다양한 21세기에 있어 실업계고교 아니 전문계고교는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고교때부터 전문가로 들어설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곳으로서
역할을 감당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렇지 못한 곳이 많지만
앞으로는 전문가의 길을 들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관으로 발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하튼 실업계고교가 전문계고교로 바뀌더라도 실업계고교생의 대학진학
러시는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되며, 실업계고교생의 취업 길은 점점 줄어드리라
예상됩니다. 우리나라에서 대학은 사실상 취업을 위한 필수코스가 된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고교를 나온다고 해서 취업이 잘 되거나 창업을 잘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다만, 실업계고교에 대한 이미지가 전문계고교로의
명칭 변경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다소 희석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실업계고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이 희석될 수 있기를
바라며, 명칭 바꾸는 것 보다는 내실이 튼튼해지는 실업계고교, 아니 전문계
고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름을 바꾼들 교육이 변하지 않고, 실업계고교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과 관심, 그리고 교사/학생/부모의 열정과 노력이 뒷받침
되지 않을이상 명칭을 바꾸더라도 변하는건 없기 때문입니다.

전문계고교의 명칭 변화와 상관없이 실업계고교에 대한 혁신이 계속 이뤄져서
대학 입시 관계자도, 회사 관계자도 소중한 인재임을 각인시킬 수 있는
중등교육기관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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