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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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윤석만]24일 서울 강남의 일반계 A고 1학년 사회 시간. 30여 명의 학생 중 절반가량이 엎드려 잠을 자고 있었다. 수업에 열중인 학생은 7~8명에 불과했다. 창가에 앉은 한 학생은 만화책을 읽고 있었다. 맨 뒷줄의 또 다른 학생은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봤다

고교생, 그리고 고교 졸업생이라면 다 알고 있는 사실을 기사화한 보도.


서울시내 자율고를 포함하여 각 지방에 있는 학교들의 상당부분이 국, 영, 수 중심의 수업으로 몰려있다. 이유는 자명하다. 수능에서 국, 영, 수의 비중이 높고, 국, 영, 수 교사의 비중 역시 높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그 외의 과목 중 수능에 나오지 않거나 내신 반영이 되지 않는 과목이라면 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수업에 열중하지 않는 거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접근해보면 우리나라 초중등교육이 수월성교육, 대학진학형 교육 중심으로 이뤄져 있는데 원인이 있다. 이 때문에 상당부분 특목고나 자율고, 인문계고교 중심으로 가는 경우가 많고, 마이스터고라든지 특성화(전문계, 실업계)고교에 진학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가 많다.


해당 뉴스의 댓글에서 가면야옹이님은 이런 댓글을 남겼다.

"초중고는 대학을 가기위한 곳이고 대학은 취직준비 하는 곳으로 만든 게 누굴까? 대학에서 원하는 게 인성을 가진 학생일까 그저 성적 높은 학생일까? 이런 문제를 만든게 누군지 스스로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 사회가 대학을 나와줘야 괜찮은 일자리에 취업할 수 있는 구조로 점점 가다보니 그 쪽으로 쏠림현상이 이뤄지고, 아무래도 똘똘하고 성실한 사람을 찾는 기준으로 내신, 수능 등으로 평가를 하다보니 어떻게든 점수 올리기에 집중하는 모습이 우리네의 모습이다.


비단 기사에 나오는 일반계 A고 뿐 아니라 초, 중, 고교 그리고 대학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대학에서는 학점따기 쉬운 과목 중심으로 수강하는 경우가 많고, 좀 배우다 학점이 잘 나오지 않을 것 같으면 지레 포기하고 계절학기로 메우기도 한다. 학점 관리 외에도 유명 대기업에서 영어 말하기, 토익, 해외연수, 봉사활동, 대외활동, 인턴, 공모전 등의 요소를 보다보니 너도 나도 해당 요소의 성적을 올리고 성과를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내면을 좀 더 살펴보면 기사에 나오는 고교의 현실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이를 해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대학진학형교육에 너무 함몰되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다소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데, 그 대안 중 하나라면 마이스터고, 특성화(전문계)고교생들이 고교 졸업 후에 괜찮은 일자리로 갈 수 있는 통로를 일정 부분 확보하는데 있을 것이다. 현 상황에서 "취업"은 생존의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고, 자립과도 연관성이 있다.


최근에 대우해양조선에서 고졸 관리직을 모집하니 내신이 좋은 학생을 포함하여 500여명이 몰렸다고 한다. 당장 대학에 가지 않더라도 괜찮은 일자리가 있다면 취업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존재함을 증명하고 있다. 이런 부분에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인력의 쏠림 현상을 완화하면 대입에도 일정부분 완화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사교육 과열도 조금은 완화시킬 수 있다.


사회적 인식도 바꿔야 할 부분이다. 무조건 "대학 나와야 좋은 직장에 간다"란 생각에서 조금은 벗어나 자녀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며, 진로에 있어서도 다양하게 탐구하고 살펴볼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을 마련해야 현재와 같은 인력수급불일치가 조금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사회적 합의와 정책, 제도 등 다방면에서 개선해야할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하나만 바뀐다고 해서 나아진다는 보장은 생기진 않는다. 다만 우리의 교육, 취업, 복지 등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개선하려는 노력과 경주가 이뤄진다면 지금 보고 있는 기사가 "그땐 그랬지"라는 추억거리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P.S 참고로 이 글은 지난 2011년 10월 25일에 제 페이스북 담벼락에 올린 글을 옮긴 글임을 밝힙니다. 

  1. Favicon of http://moratguna.egloos.com BlogIcon tex2100 2011.11.20 11:40 신고

    맞습니다. 현재 취업 중인 고등학생으로써 현실적인 예기입니다. 실제로 대학은 너무 과잉 포화상태입니다. 고졸 취업을 선택하는 것이 현재로써는 더 나은 것입니다.

    • Favicon of http://fulldream.net BlogIcon fulldream 2011.11.25 16:41 신고

      tex2100님의 의견처럼 고졸 취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이후에 그들이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과 고졸 취업에 대한 선입견을 깨는 부분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현재 취업 중인 고교생인만큼 후배들에게 좋은 선례를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8월 초, 대입커뮤니티로 유명한 수만휘카페 중 전문계/실업계 게시판에서
한 유저가 다음과 같은 고민을 남겼습니다. 저도 해당 글에 댓글을 남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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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얼마 전까지 수도권 대학에 가려고 실업계학원 다니고 공부하다가
갑자기 생각을 바꿔 취업을 하려고 하는데요.

지금 고2인데 제 내신이 여태까지 모두 1등급에 예체능은 가끔 2등급 나왔어요.
요번에 전교 1등해서 장학금도 받았는데 이런게 대학갈 때는 가산점이 안될 것 같고...
요즘 수능위주이고 내신은 30% 그 정도 밖에 안들어간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제가 내신은 좋아도 모의고사보면 뛰어난 성적도 아니구요.
그래서 실속있게 취업을 하려고 하는데 저는 대기업보다 은행쪽을 가고 싶은데 ㅠ.ㅠ
암튼 취업을 위해 앞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되는지.
내신은 언제까지 관리해야 하는지 뭐 아무거나 여러가지 구체적으로 조언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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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여러 유저들의 댓글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대입 커뮤니티에서 올라온 글임을 감안하고 살펴보는게 좋습니다.
참고로 ">>" 표시는 위에 글 쓴 유저의 답변 댓글입니다. 다른 분의 답변 댓글은 ## 표시로 합니다)

- 대졸도 은행 사무직 취업 힘들지 않나요?

- 전문계 졸업하고 가는 대기업이라봤자 명줄 짧은 생산직인데 은행원과 같은 선상에 두고 쉽게 보시면 곤란할 듯
   >> 저도 어려운거 알아요. 정규직으로 갈 것 아니고 비정규직으로 능력껏 가보려구요.
        비록 비정규직이라도 제가 살아남으면 되잖아요. 은행에 있다가 사업하는게 제 꿈이거든요.

- 은행 들어가기는 하늘의 별따기에요. 경쟁률 쎄고 엄청 똑똑해야되요.
  은행이 대기업보다 들어가기 힘든 회사 1위입니다. 뻥인 것 같지만 진짜구요.
  은행 들어가면 대기업보다 오래 일을 할 수 있고, 연봉이 끝내줘서 은행을 많이 선호하죠.
  고졸이 어떻게 은행 들어갑니까? 대학은 나와야 원서라도 넣을 수 있는데요.
  암튼 고졸은 은행 못 들어가요. 들어갈 방법도 있을지 모르지만...
   >> 그 들어갈 방법을 찾고 있어요 ㅠ.ㅠ

- (금융권은) 고졸 못 들어가요. 은행은 진짜 명문대 나와야 들어간다던데... 4겔에서 본 것 같은데...

- 명줄 짧은 생산직이라뇨? 저희 학교는 매년 경기마다 다르지만 어쩔땐 삼성 150명씩 보낸 적도 있는데
   그 중에서 몇 년만에 강제로 잘렸다는 소리를 한 선배들이 한 분도 안 계십니다. 다 일이 너무 빡세서
   스스로 힘들어서 나간 것 뿐이지... 생산직이 사무직보다 더 수명이 긴 것 모르시나요?
   >> 혹시 무슨학교인지? ㅠ.ㅠ 제가 취업사례를 많이 몰라서 알고 싶은데... 은행가신 분은 없어요?
   ## (1년에 150명이면 아니면 매년 다르다고 했지만) 150명이 취업했다면 언론에 보도됩니다.
       삼성 합격이면 취업이 목적인 학생들 대부분이 거기로 갈텐데 그러면 그 학교 전국에서 유명해질겝니다.
       선린이 공부라면 그 학교는 취업최강으로 유명해질텐데요.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알기론 한 학교에서 많아야 몇 안되는 숫자가 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성적도 보기 때문에 그렇죠. 150명은 과장된 숫자같구요. 선생님이 그런 말을 했다면
       지금까지 간 학생들을 종합한 걸로 보이네요.
   ## 선배 한 분 한 분 다 만나본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 [이건 제 댓글] http://www.fulldream.net/214 
   수원의 모 여자정보고등학교의 2008년도 기준 진학/취업현황입니다. 해당 고교의 취업현황을 살펴보면
   대기업군은 "삼성전자(반도체), 삼성에스원, 삼성에버랜드, 삼성코닝정밀유리, 삼성전기, 다이모스, LG필립스,
   아모레퍼시픽, 삼성테크원, SK캐미컬, KCC중앙연구소" 등으로 대체로 제조업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금융권은 "삼성증권, 대우캐피털,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율전신협, 새마을금고 등"에 진출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대기업이나 금융권에 진출하는 사례가 분명 존재하기는 하지만 요즘 같이 취업이 어려운 때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취업에 있어선 해당 고교의 네트워킹 능력이 필요한터라... 선배들이 어떤 쪽에
   진출했는지를 잘 살펴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아울러 취업담당 선생님께 이런 저런 정보를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겠구요. 진학도 취업도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도전하지 않으면 자칫 낭패를 볼 수 있으므로
   다각도로 살펴볼 것을 권해드립니다.

   아울러 취업쪽을 고려하고 있다면 고용형태(정규직, 비정규직 등...)도 꼭 살펴보세요. 비정규직이면 1~1.x년 정도
   일하다가 회사측에서 일방적으로 해고처리 할 수 있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해고 당하면 참 비참해지고,
   생활도 힘들어집니다. 회사 경력에 있어선 비정규직보단 정규직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 역시
   잘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취업이 쉬울 것 같은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대입 만큼이나 어렵습니다.
   어학실력이라든지 괜찮은 자격증 등을 요구하고, 여성의 경우에는 보기 좋은 외모를 선호하는 전통은 여전합니다.
   자신이 여성일 경우에는 외모도 잘 살펴볼 필요가 있고, 자격증, 내신 등도 잘 살펴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또한 앞서 이야기했지만 선배들의 취업현황을 꼭 살펴보길 바랍니다. 그게 해당 고교의 능력이 되는 셈이라...

   >> 네 감사해요. 저도 많이 고민하고 선택한 것이서요.
        저희 학교는 정보산업고인데요. 꽤 알아주는 명문 전문계고라고 선생님들이 입이 닳도록 말씀하시는데
        저는 잘 모르겠구요. 요즘엔 진학이 대세라 은행쪽 취업현황을 알아보는게 쉽지 않네요. 



해당 글을 읽어보면서... 전문계고교가 점점 진학위주로 기울어지면서
이전부터 수행해왔던 취업알선 등 취업관련 지원이 예전에 비해 다소 약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여러 전문계고교들이 인근 중학생을 상대로 한 고교설명회에서 전문계고교는
취업도 되고 진학도 된다고 강조하는데... 과연 전문계고교가 취업과 진학에 대해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

최근 우리나라 대통령이 한 마이스터교에 방문하면서 전문기술자를 양성하겠다는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2010년 3월 개교로 선정된 고교는 서울의 수도전기공고를 포함 총 21군데 정도 됩니다.
선정분야를 살펴보면 에너지, 기계, 의료기기 등 이공계열 중심으로 되어 있는데...
제가 만난 상당수의 전문계고교생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은행원 등과 같이 인문/사회계열과 관련성이 있는
직업군을 고려하는 학생들이 적잖았습니다.
 
이공계열에 치우쳐있는 마이스터고에선 전문계고교생의 다양한 욕구를 수용하는데 있어서는
다소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걸 만들기 보다는
기존 전문계고교가 취업에 있어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취업관련 체계적인 시스템이라든지, 근로법을 몰라 피해 받지 않기 위한 근로기준법 관련 교육이라든지...
현장실습 역시 인턴제와 유사하게 경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등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진학에서 취업으로 방향을 선회한 한 전문계고교생이 취업을 고민해야 하는
전문계고교의 현 모습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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