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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교육

한국 대학입시의 의미와 사회와의 연관성

(아래 남기는 글은 네이버 지식IN의 릴레이 오픈백과에 남긴 글입니다.
 다소 허접할 수도 있겠지만 대입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보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해진 틀 속에서 다람쥐 챗바퀴 돌리듯 생활하는 모습이 가면 갈 수록
심해지기 때문입니다.

(정작 대입을 통과한 후에는 잠시동안의 해방감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경제사정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취업문이 좁아진 탓에 너도 나도 공무원시험(행정고시, 7급, 9급 등...),
CPA 등 전문 자격증 시험 공부에 매달리고 있고 취업 역시 치열한 경쟁 속에 어학능력,
인턴경험 등을 쌓고자 갖은 노력을 다하며 경쟁하고 있습니다)

삶은 점점 힘들어지고 '성공'이라는 단어를 달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된 사회...
심지어 영재학교, 과학고, 외국어고 등의 특목고를 가기위해 별의 별 방법을 동원하여
도전하려는 학생들과 학부모들...

자유롭게 뛰어 놀면서 사회성을 자연스럽게 키워 나가야 할 학생들이
입시라는 경쟁에 놓여진 까닭은 무엇인지 한번 살펴보려고 합니다.


[대한민국의 입시제도의 실태와 방향]

우리나라의 입시제도는 겉으로는 평준화를 유지한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영재학교, 과학고, 외국어고, 청심국제고, 민족사관고 등 수월성 교육을
할 수 있는 교육기관이 여럿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들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기를 쓰고라도 지원하려는 사람들의 현상은 지난 2007년 1월 9일 MBC PD수첩에서
방영했던 "대한민국 0.4%, 영재(英才)인가, 범재(凡才)인가"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대한민국... 편은 다시보기 서비스가 안되는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에서는 어떻게든 영재교육원에 들어가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 있습니다.
초등학교때 영재교육원에 들어간 학생들은 특목고 진학시 가산점을 받거나 우대를
받아 특목고 진학이 수월해집니다. 특목고에 갔다 하면 유명 대학에 합격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너도나도 특목고에 지원하려고 아우성입니다.

비단 특목고 뿐 아니라 민족사관고 등 자립형사립고의 경우에는 어학능력을
키울 수 있고 외국의 유명 종합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많이들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목고 혹은 자립형사립고 등지에 진학한 학생 중 상당수는
국내외 유명 4년제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며, 이들 중 상당수는
국내외 회사의 요직을 차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결국 잘하는 사람끼리의
네트워크가 초중고때부터 형성되고 이런 인적 네트워크가 인생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겁니다.

인문계고교의 경우 학교 현장에서는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이 아닌 이상
사람 취급조차 못받는 경우가 허다한게 현실입니다. 대입외에는 대안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고교졸업생은 능력없는 사람 혹은 공부를 게을리한 사람 정도로 치부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업계고교의 경우도 점점 대입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습니다. 고교 졸업후 취업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실업계고교에 진학한 학생들의 상당수가 실업계고교에 대해
열등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열심히 해서 유명 대학에 진학하여 인생역전하자는
생각을 가진 학생들이 적지 않은게 현실입니다.

대안학교 재학생들은 어떨까요? 그들 역시 대입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일겝니다.
상당수의 대안학교는 정부에서 교육과정으로 인정받지 못해 검정고시 통과후
수능을 봐야 하는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국내 대학에서는 어떤 고교생을 선발하려고 할까요?
아무래도 수학적인 재능이 뛰어나거나 어학실력이 좋은 학생, 그리고 전반적으로
성적이 좋은 학생을 선발하려고 난리일 것입니다. 보통 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목고 학생들은 대학 입장에서도 우수한 학생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수능을 통한 비교내신제를 통해 내신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주고 있습니다.

아울러 조금이라도 논리적으로 말을 잘 하거나 글을 잘 쓰는 사람을 선발하려고 합니다.
일부 유명 대학에서는 통합교과형 논술을 통해 선발하겠다고
언론을 통해 보도된 적이 있죠.

대학에서는 고교때 정상적으로 교육을 받으면 충분히 대입에 도전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상당수의 수험생은 사교육의 도움을 받아야 겨우 해볼 만 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입시제도와 사회의 관련성]

대학 입시는 대학/학과를 결정하는 수단으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대학 입시는 취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게 현실입니다.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상당수는 대기업이나 공기업, 고시합격(사법, 행정, 외무,
CPA 등...), 전문직 취업(의사 등...) 등 비교적 안정되거나 돈을 많이 버는 고소득
직종으로 진출하려고 합니다.

여러 대기업에서는 자기 기업의 성향에 맞는 사람을 선발하기 위해 주로 선호하는
대학을 공공연히 나누게 되고, 일부 기업에서는 유명 대학/학과 학생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소수의 대기업이 우리나라 경제를 이끄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하청업체인 경우가 많으며... 대기업의
불공정한 거래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대기업에 들어간 후
중소기업으로 가는건 가능하지만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에 들어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고들 합니다. (어떤 분은 첫 직장이 중요하다고들 하죠)

대기업에서의 경력은 상당히 인정을 받지만 중소기업에서의 경력은 해당 분야가
아닌 이상 잘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존재하기도 합니다. 아울러 대기업에서는
대체로 주5일을 실시하는 반면 중소기업에서는 주5일을 실시하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존재하며 대기업보다 적은 돈을 받고도 일의 양이나 강도는 더 많은 경우도
더러 존재하기도 합니다.

상당수의 학생들이 유명 기업에 취업하길 원하지만 정작 기업들 사이에선 보이지
않는 차별을 두다보니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지방 4년제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은
기를 써서라도 일부 지역의 유명 4년제 대학에 편입을 하려고 하거나 상대적으로
차별이 덜하다고 판단되는 공기업, 공무원에 도전하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교육열이 엄청나기로 유명합니다. 오죽하면 교육열때문에 나라가 많이
부강해졌다고들 하죠. 하지만 정부에서 80년대 이후 정원자율화를 통해 정원수가
점점 늘어났고, 대학 역시 많이 생긴 탓에 주위를 둘러보면 대학생이 흔한 사회가
되었습니다. 대학생의 특성상 1년에 몇백만원~몇천만원 이상 등록금을 내고 그만큼
시간을 투자하기 때문에 단순노무직이 아닌 고소득전문직 혹은 유명 회사 직원으로
들어가고 싶은거죠.

물론 어떤 사회에 있든 간에 유명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은 있기 마련이고,
유명 대학에 진학한 학생 중 상당수가 남들이 선망하는 기업이나 고소득전문직,
고위공무원 등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많기는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특정 대학 출신자가 많이들 몰려있다고들 합니다.

이걸 물리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겠지만 정부와 지방정부, 기업이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불합리한 차별을 막을 수 있도록 노력을 한다면 어느정도 차별이 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울러 우리나라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영어 등 외국어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뒷받침된다면 언어로 인한 어려움을
다소나마 덜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개선되기가 어렵겠다만...)

장기적으로는 탄탄한 중소기업을 키우고 이들이 인재를 키울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입시제도는 대입 뿐 아니라 취업까지 연결되는게 현실입니다.
다들 좋은 곳에 가고 싶어하지만 그런 곳은 한정되어 있고,
선발되는 사람 중 상당수가 일부 대학에 몰려있는게 현실아닌 현실입니다.

대학하면 다들 학문을 배우면서 지식을 쌓는 곳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유명 회사나 전문직 등에 진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고 있죠.
아직까지 일부 유명 대학 출신이면 프리미엄(혹은 자신감, 자부심)이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구요.

씁쓸하기는 하지만 세상은 그리 공평하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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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청소년 문제는 어떤 나라이든 생기지 않는 곳이 없지만
대안학교를 활성화하고 다양한 교육을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하리라 봅니다. 진로교육 역시 강화하여 학생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보다 넓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필요하리라 봅니다.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잘 들어줄 수 있는 진로/상담전문가의 양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자발적으로 질문하는 문화가 아니죠. 수동적으로 듣는 문화가
지금도 이뤄지고 있죠. 상당수의 학생은 자신의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못합니다.
부모님 혹은 선생님에게 드러내기 어려운 경우가 허다합니다. 설사 학생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도 '공부나 해라!'라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죠)

결국은 자녀 혹은 학생에 대한 비뚤어진 관심보다는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가족이 많이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대화가 되면서 점점 소통이 줄어들거나 단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는 직장에서 일하거나 살림을 하느냐 이것저것 신경쓰기가 어렵습니다.
학생들의 다양한 고민 등을 담기에 시간이 부족하거나 어려워합니다.
교육 역시 담당하기 어렵고 시간 역시 내기 어려운 탓에 사교육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더러 존재합니다.

교육은 학교에서의 교육이 전부가 아니라고 봅니다.
가족간의 대화, 생활을 통해 학생 혹은 자녀는 배워 나간다고 생각합니다.
가족간의 대화(혹은 소통)을 통해 서로의 고민거리를 공유하고 짐을 줄일 수 있으며
서로의 맘을 조금씩만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다면 지긋지긋한 입시환경속에서도
꿋꿋이 이겨낼 수 있는 자생력을 줄 수 있으리라 봅니다.

아울러 부모부터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서로 맞춰가며서 조금씩 지원해준다면
조금이나마 비행청소년 문제가 줄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비행청소년 문제의 원인이 여러가지가 될 수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