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멘토링 이야기/네이트 러닝메이트

멘토링으로 사랑을 나누다. (e멘토링 경험이야기)

지난 2009년 3월, 네이트닷컴에서 "네이트와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컴즈에서
 러닝메이트라는 교육장학프로그램을 처음 시작한다"는 소식을 우연히 들었습니다.
러닝메이트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고3학생들을 온라인상에서 멘토링하는 프로그램인데,
전문계(실업계)고교생 담당 멘토(자원봉사)도 선발한다는 내용이 나와 있었습니다.
 
저는 지난 2000년에 친구와 같이 전문계고교생을 위한 대입사이트인
패스앤조이 http://www.passnjoy.co.kr 라는 사이트를 만들었고, 
수많은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사이버상담을 해왔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경험을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냉큼 지원했습니다.
4월 중순경에 멘토 선발 결과가 나왔습니다. 전 7:1의 경쟁률을 뚫고 멘토에 선발되었습니다.
2009년 당시 신학대학원 입시를 준비해야 했던 어려움이 있었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2009년 5월 9일(토) 러닝메이트 멘토 OT 사진 ⓒ네이트러닝메이트
 
(주_ 멘토링이란 “경험과 지식, 자원이 더 많거나 사회적 역할수행의 모델이 될 만한 사람(멘토)이
교육/직업/사회적 역할 수행에 있어 지지와 상담, 지도, 자원의 제공을 필요로 하는 사람(멘티)과
일대일의 친밀한 관계형성을 통해 그들의 성장과 발전을 원조하는 상호작용”을 말한다.
– 청소년 멘토링의 의의와 효과적 관계형성 전략 중,
 김문근 서울대 SNU멘토링 사업부 멘토링 관리담당, 2010년)

 
2009년 5월, 러닝메이트 멘토 OT에 참여했고, 주최측에서 정리한 멘티 리스트를 받았습니다.
멘티의 지역은 서울부터 전라도, 강원도까지 다양했습니다.
부푼 가슴으로 전화를 해봤지만 연락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일부 멘티와 멘티 가족은 멘티로 선정된 줄 모르는 분도 있었습니다.
한 분 한 분 설득하여 리스트에 있는 9명의 멘티와 연락을 취하고 기본 정보를 파악했습니다.
 
초반 2달 동안에는 한 명 한 명의 인적 사항을 설문하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나름 노력했었지만 3명의 멘티는 저의 멘토링을 거부했습니다. 너무 가슴 아팠습니다.
하지만 저 자신을 다독이며 남은 6명을 대상으로 전화, 문자메시지, 네이트온 메신저로 멘토링을 진행했습니다.
 
6명의 멘티는 각자 목표가 있기는 했지만 뚜렷하지는 않았습니다.
각자에게 맞는 방향성을 설정하기 위해 좋아하는 것, 관심 갖는 것, 잘하는 것 등을 중심으로 범위를 설정했고,
설정한 범위를 중심으로 지원을 고려할 만한 대학 리스트를 만들어갔습니다.
 
얼굴을 보지 않은 상황 속에서 한 명 한 명 관심 갖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신학대학원 입시 준비로 연락을 자주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때론 멘티의 연락을 받지 못하거나 멘티의 질문에 빠른 시일 내에 대응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저가 멘티에게 연락했을 때 전화를 받지 않을 땐 답답한 느낌이 한동안 가시질 않았습니다.
 
수능 시험일이 가까워지면서 연락이 점점 힘들어졌습니다.
저 또한 신학대학원 시험을 앞두고 있어 여간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내 진심을 알아줄까 고민한 끝에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탁상달력, 대입정보가 담긴 책 등을 선물을 보냈습니다.
 
2009년 9~11월 수시모집을 거치면서 3명의 학생이 대학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알려줬습니다.
합격한 대학을 보니 저와 대화를 나누면서 범위를 설정했던 대학 중 하나였습니다.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졌습니다.
 
2009년 12월 중순에는 사랑의 연탄나르기 봉사활동에서 제 멘티 중 1명을 만나 같이 연탄을 날랐습니다.
온 몸이 시커멓게 되었지만 온라인 상에서 만났던 멘티를 실물로 보게 되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연탄나르기 봉사활동에 참여한 멘티는 강원도에서 살고 있으며, 대학 수시모집에 합격한 상황이었습니다.
중간 중간 대화를 나누면서 알게 모르게 쌓였던 오해를 다소 풀었습니다.



2009년 12월 중순 사랑의 연탄나르기 봉사활동에서 제 멘티와 찍은 사진
 
(2009년 한 해동안 신학대학원 입시에선 아쉽게 되었고, 청소년과 멘토링에 관심을 갖은 탓에
 서울의 M대학 청소년지도학과 석사과정에 합격해서 지금까지 다니고 있습니다)

2010년 2월, 러닝메이트 졸업식을 끝으로 러닝메이트 멘토 생활을 마감했습니다.
러닝메이트를 마친 후 멘티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네이트온 메신저와 전화 등을 통해 수소문을 해봤는데 놀라운 일을 발견했습니다.
6명의 멘티 모두 대학에 진학했다는 것!
다들 대학생활 적응을 잘하고 있고 밝은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어떤 멘티는 “도와줘서 고맙다”는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가슴 뿌듯했습니다.
 
신대원 입시와 병행하면서 봉사활동을 했던 지난 날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저의 조그마한 경험과 애정, 그리고 관심이 여러 멘티들에게 힘이 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는 2010년 중앙일보 공부의 신 프로젝트에서 대학(원)생 멘토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1:1로 멘토링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사랑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저는 사랑을 “나눔”이라 생각합니다. 
나눔은 다른 사람과 경험을 나누고 애정과 관심을 가지면서 서로가 변하고 따뜻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생각이 아닌 행동을 통해 서로 교감하고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아울러 또 다른 이를 도울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말로만 사랑”이 아닌 “온 몸으로 실천하는 사랑”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누는 사랑을 통해 아름다운 사랑을 전파하는 멋진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
이 글은 제가 다니는 교회에 기고한 글을 일부 수정해서 올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