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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교육/전문계(실업계) 이야기

실업계고교에 대한 환상

아래 글은 네이버 수만휘 카페의 전문계/실업계 게시판에
m****** 유저가 2008년 9월 16일에 올린 글을 점잖게 옮긴 글입니다.
(아쉽게도 이 글 이후 대입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 길은 없더군요...)

제가 볼 때 이 글은 "내신으로 대학가기 쉽다는 생각"을 가지고 실업계(전문계)고교에
도전하는 중3학생들에게 경종을 울리고자 한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중3들 중 상당수는 실업계고교를 선택시 성적에 맞춰 지원하거나
고교 학과에 대한 기본정보를 살펴보지 않고 입학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실업계가면 내신따기가 쉬워서 대학가기 쉽다"는 생각으로 임하는 경우가 적잖습니다.
하지만 실업계고교에 있는 학생 중 정말 공부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많지 않다는 점은
여전한 편이죠. 그러다보니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못한 곳도 여럿 존재하고...
상당부분 혼자 공부하거나 학원에 의지하는 경우가 적잖은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고교 전공이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도 여럿 존재하기도 합니다.

물론 선린인터넷고, 디미고 등 일부 실업계고교는 특성화고교로 탈바꿈하여
4년제 대학 진학율이 비교적 높은 편이며, 선린인터넷고는 미국 대학에 여럿 유학을
보내는 등 진학에 있어 공을 들이는 경우가 존재합니다. 학습분위기도 괜찮다고 하구요.
하지만 일부라서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실업계고교에 대해 아래와 같은 탄식이 있지 않기 위해선...
분명 왜 공부해야 되는지에 대한 목표의식, 사명을 심어주는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뭔가를 할 수 있으며... 조금만 시도하면 이룰 수 있을거라는
그런 희망 말이죠... 조그마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면 놀자판 분위기를
조금은 개선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울러 학교에서도 학생들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임해본다면...
학생들이 뭘 원하는지 귀를 기울이고 눈높이를 맞춰보려고 한다면
조금은 덜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중3을 대상으로 학교에 대한 홍보시 학과에 대해서도 설명을 잘 해줄 필요가 있겠구요.

무엇보다도 실업계고교생들의 생각 전환이 필요할테구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이명박)만 보더라도 실업계고교 출신이라는 점을
발견할 수 있을테고... 주위를 잘 살펴보면 실업계고교 출신자들이 상당히 많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부심을 가지고 해봐야 되겠다는 동기의식이 생긴다면...
조금은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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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계에선 대학가기가 더 쉽다"
"용의 꼬리가 되기보단 뱀의 머리가 되라."
"실업계 좀 짱인듯."

대한 가신 분들도 있고... 저처럼 고3 수시에 끌려다니고
수능에 막판 올인을 하는 실업계 동지들도 있겠죠.
이 글은 중3학생들을 위한 글입니다.

선배된 입장에서 이야기하면...
제가 실업계고교에 들어오면서 느낀 건 실업계의 환상입니다.
말 그대로 환상일 뿐...

실업계, 물론 좋죠! 과 60명 중 최소 3등안에만 든다면 좋고!
과 90명 중에 5등정도 안에들면 좋죠!
그런데 문제는 뭔지 아는지요?
저 위가 상위권, 그 밑은 중상위, 중간, 하위, 생각없는 얘들...
이 중에서 성공하는 얘들은 얼마라고 생각하는지?
말 그대로 뱀의 머리죠. 목이나 몸이나 꼬리는 죽도 밥도 안 된다는 말이죠.

저 같이 목부분은 수능이 다가올 수록 무척 힘들다는 거죠.
실업계는 수시모집으로 결판내죠.
수시2-2라는 수능이 들어가 있는 전형을 보자면 암울하기만 합니다.
물론 체계적으로 학원 다니면서 내신 잘 관리해 온 아이들에겐 문제가 없겠죠.

학교에선 딴에나 보충수업 해준답시고 20명 정도가 보충신청하면,
3일이면 5명으로 줄어든다는 겁니다. 그럼 폐강... 그리고 선택의 제한...

실업계 아이들에겐 특별전형... 하지만 특별전형이 있는 곳은 많지 않아요.
그만큼 우리들에겐 선택의 폭이 좁다는 거죠.
거기서 치열해지는 경쟁, 내신 평균 2등급은 들이대밀지도 못하는 4년제 국립대학.
대학가서 수학 못 따라가는 건 대부분.
 
기술 배워서 취업한다는 학생들 초월급은 100만원 아래...
고교 졸업하고 3년후 연봉은 1,300만원... 답이 없죠.

그나마 직탐 개설해주신 노무현님은 옛날로 따지자면 정말 성군이시죠.
노예에게 노예를 벗어날 제도 하나를 던져줬단 표연이랄까?
궁극적으로 말하자는게 뭐냐면... 실업계는 1등급할 자신 없으면 아예 오지 말라는 겁니다.

분위기... 그거 정말 무시 못해요. 정말 무시 못해서 쓸려다니며 같이 놀게되는거에요.
물론 실업계가 좋은 점이 많긴 하죠. 하지만 잘 생각해서 인문계인지 실업계인지 선택하길...
이 글에선 부정적으로 썼지만...
실업계 학생들! 라이벌로서 서로 다들 좋은 대학 갔으면 좋겠어요.

[댓글]
- 실업계 다니고 있고 졸업을 앞둔 사람으로서 공감 안할 수가 없다 정말 ㅋㅋㅋ
- 어머 제가 너무 하고 싶었던 말이네요. 실업계특별전혛을 노리고 오시는 분들은
   제대로 심사숙고 하시고 들어오셨음 좋겠어요.
- 실업계 아무 생각 없이 갔다간 망나니 되기 십상이죠.
- 실업계는 대학진학에 대한 서포트(지원)를 안 해주니깐 별로에요.
- 이젠 아닙니다. 점점 실업계학생들도 달라지고 있다는 걸 느껴야 합니다.
- 전 특성화와서 그런지 전혀 공감 안 가는데요. 공부 분위기 잘 잡혀 있고,
  또 놀 땐 잘 놀고... 이런거 좋은게 아닌가요? 우리 학교는 정시로 결판내는데요(실특으로).
  우리 학교에선 수시 안 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