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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삶의 추억

훈련소 동기였던 한 친구에게 받은 편지(5)

이 편지는 지난 2004년 8월, 훈련소 동기였던 동현이에게 받았던 편지입니다.
군복무 하던 당시 저는 동현이와 자주 편지로 대화를 나눴습니다.
지금은 연락이 잘 안되서 아쉽지만 군복무 시절 나눴던 편지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고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일부 내용은 개인정보가 드러나있어 부득이 생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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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요즘 날씨도 싸늘해서 주무실 때 춥지는 않으십니까?
여기서 지내는 것도 3달 정도 지났습니다.
형은 적응 잘 하고 있으시죠.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머리 속에 떠오릅니다.
저는 다는 일로 중대가 옮겨져서 3일 정도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가고 싶지가 않았지만, 군대를 안 가고 싶어도 가야하잖습니까?
예전에 있던 내무실이 힘은 들었지만 그래도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요즘 연락이 없으셔서 훈련이 있거나 무슨 일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만약 힘든 일이 있다면 조금만 참으셔서 얘기와 대화로 푸셨으면 합니다ㅋㅋ

지금 다들 영화 보고 있습니다. 달마야 서울가자를요.
형은 지금 행정반이나 내무실에서 일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후임은 들어왔습니까? 흐임이 있으면 마냥 좋습니다. 정말루요.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얘기도 나누고 음료수도 마시며 얘기를 나눕니다.
형 내무실 분위기가 나쁘면 PX로 못 가지 않습니까?
지금도 배가 많이 고파서 과자, 빵을 엄청 먹구 싶습니다.

아참! 휴가 재미나게 보냈습니까? 저는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빠르게 지나가서 마냥 아쉬움만 남습니다.
처음 날에는 부모님과 함께 식사하면서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선임들 얘기도 하면서 많이 풀었습니다. 정말 어머니와 얘기를 나누는 것이
정말 정말 좋습니다. 형도 그렇죠?

그리고 밤에는 친구를 만나서 맥주 한 잔 마시며, 군대 얘기와 어머니 안부 등을 물으며
오락 등의 이야기를 나누며, 자가 좋아하는 여자도 보여주면서 머리 속에 품고 있던 것들을
노래방에 가서 목 터지게 부르면서 신났습니다. 정말 짱이었습니다.

그리고 보고 싶던 책을 찾아서 서점에 들려서 보고 2일날이라 지역에 부모님과 회식을 하면서
열심히 군생활 하라고 위로를 해주시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저녁 늦게 혼자서 만화방에 들려
보고 싶던 것들을 빌려 보면서 2일날 하루를 보냈습니다.

3일날에는 한 친구와 새벽에 술을 먹어서 속이 좋지 않더군요. 그래서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 누워서 잠을 자면서 마냥 누워만 있었습니다. 왠 술 때문에... ㅠ.ㅠ
형두 술 많이 드셨습니까?
7달만에 술을 먹어 빨리 취해버렸습니다. 그래도 기분은 좋았습니다.
거의 서점과 만화방, 술 등을 먹거나 보면서 3일을 보냈습니다.
자고 싶지가 않아 새벽 4시까지 안 자고 앨범을 보면서 밤을 지세우려고 했습니다.
4시 정도에 잠이 엄청 와서 자버렸습니다. 재미난 주말? 저는 주말이 좋습니다.
요즘 교회 다니면서 괜찮습니다. 형도 교회에 다니시는지 궁금합니다.

형은 휴가 복귀때 들어가기 싫지는 않습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지금은 열심히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편지 읽으면서 조금이나마 식었으면 합니다.

[여름 일기]
사람들은 나이들면
고운마음 어진 웃음
잃기 쉬운데 느티나무여
당신은 나이 들어도
어찌 그리 푸른 기품 잃지 않고
무척 아름다운지
나는 너무 부러워서 당신 그늘 아래
오래오래 앉아서
당신의 향기를 맡습니다.
조금이라도 당신을 닮고 싶어
시원한 그늘 떠날 줄은 모릅니다.

당신처럼 뿌리가 깊어 더 빛나는
시의 잎사귀를 달 수 있도록
나를 기다려 주십시오.
당신처럼 뿌리 깊은 넓은 사랑을
나도 하고 싶습니다.


형! 글자가 좀 엉망이죠? 조금 있으면 훈련도 있고, 바쁘게 생활할 것 같습니다.
늦은 시간 잠을 자면서 부모님을 생각하며 하루 하루 잠을 청합니다.
군 생활 중에 지낼 수 있는 보람이라면 편지를 받는 보람도 좋은 것 같습니다.
또 시간이 되는대로 적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웃음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가을에는 훈련이 많다고 합니다. 훈련 중 안전사고 조심하시구요.
외박과 휴가가 같은 날이면 술이나 식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얘기를 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
다음에 또 적겠습니다.

2004. 8. 28
동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