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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라보다

기존 언론은 제 역할을 다 하고 있는가?

이 글은  MP4/13님의 '국론분열'이 뭐가 문제인가?에 있는 댓글에 댓글을 단
부분에 대한 저의 생각을 남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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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부족한 글에 답변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님의 글에 대해 제 나름대로 반론을 해보려고 합니다.

1. 확인 안 된 헛소문에 놀아나는 포스팅 vs 기존 언론의 모습

블로고스피어에서 보이고 있는 모습은 어떠한 현상 혹은 사건에 대한 반응이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현재의 모습은 기록을 남기던 블로그가 미디어로 점차 변화하면서 생기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토대로 포스팅
하기도 하고 일부 포스트는 인기글이 되기도 하죠. 하지만 오늘날의 블로그는 언론에서
이야기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좋은 토대를 마련하고 있고,
하나의 여론으로 작용하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일부 블로그는 언론에서 떠드는 것 보다도
심층적인 분석을 토대로 작성된 글도 존재합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치밀한 분석글인 알짜매니아 님의 글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기존 차트나 다양한 자료들을 토대로 치밀하게 분석한 자료가 많았죠)


설사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토대로 포스팅되는 경우가 적지 않더라도 아직 미디어로서의
블로그는 기존 언론보다도 영향력이 아직은 적은 편이며, 본격적인 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오죽하면 한 메타블로그 토론회에서 "메타블로그는 미디어냐 커뮤니티냐?"에
대한 질문에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아직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여러 유저들의 지적, 비판 그리고 관심이 계속된다면 개선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반면 기존의 언론은 1980년대 광주민주화운동에는 별 이야기를 하지 않고 권력에
아부하면서 정작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에 대해서는 권력탄압이란 이야기를
붙이면서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시사저널의 모 그룹 기사 삭제 관련된
부분... 그리고 시서저널 기자들의 시위 등에 대한 보도도 미디어오늘, MBC PD수첩 등
일부 매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언론 매체에서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광주민주화운동 등 1980년대 언론의 추악한 모습은
[6.10 항쟁 특집]① 각하, 만수무강 하십시오!
[6.10 항쟁 특집]② 하늘이 내리신 대통령
위의 주소를 클릭하면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요새 포털 등지에서 볼 수 있는 기사들을 살펴봅시다.
인기검색어 관련해서 무차별적인 기사를 양산하고 있으며, 어떤 신문의 기자는 말만
조금씩 수정해서 기사를 재송고하는 등 수준 이하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신문기자는 한 블로거가 올린 포스트를 그대로 신문기사로 옮기면서
자신이 쓴 것 마냥 기사를 작성하기도 합니다. 나 중에 한 블로거가 추가로 올린
포스트를 보니 앞선 포스트에서 틀린부분 마져도 그대로 베꼈다고 하더군요.

(이와 좀 다른 예이긴 하지만... '스포츠 찌라시'의 기사 베껴쓰기, 대체 언제까지?
 라는 포스트를 보면 한 기자가 잘못 쓴 기사를 다른 신문기자 베끼는 웃지 못할
 촌극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가 기존 언론들에게 원하는 건 돈 받으면서 글을 쓰는 만큼 좋은 기사, 논점이 있는
기사를 보여달라는 겁니다. 즉, 어떤 사람들이 보더라도 괜찮다고 생각되는 기사를
선뵈달라는겁니다. 이게 잘 안되니깐 언론을 비판하는 겁니다.


2. 권력 혹은 자본에 아부하는 언론들...

언론 역시 먹고살기 위해서는 광고 등의 매체를 통해 자금을 마련해야 합니다.
하지만 점점 광고 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특정 기업의 비리나 부정부패에 대해
눈을 감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상당수의 시사저널 기자들이 반년 이상
시위를 했지만... 이러한 보도가 이뤄지지 않고 결국 그만둔 시사저널 기자들이 언론독립을
목적으로 시사인이란 잡지를 창간하게 된게죠.

또 다른 예를 한 번 살펴봅시다. 작년 말에는 PD수첩이 황모박사에 딴지를 걸어 PD수첩에
광고가 급감하여 위기에 휩싸일뻔한 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PD수첩측이 이를 극복하고
끝까지 보도함으로 진실이 밝혀졌고 PD수첩은 종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모습을 보면 대선이나 총선때마다 노골적으로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띄워주는
기사를 자주 보게 됩니다. 문제는 정치에 있어 중립을 지키겠다는 언론이 정작 노골적인
편가르기를 하고 있다는게죠. 이왕 편가르기를 할 거라면 편가르기를 하겠다고 이야기하는게
마땅하겠지만... 자신들은 정론이라며 중립을 지키겠다는 말을 되풀이합니다.
아울러 어떻게든 권력만들기에 적극 참여하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물론 무조건 자본을 거부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먹고살기 위해서는 자본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할 말은 해야 우리나라 사회가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본에 너무 예속되지 않을 방안을 마련하여 적어도 할 말은 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시민들이 정신차리고 언론에 계속 딴지를 걸어줘야 건전하게 살아갈 수 있겠죠.


끝으로 전 언론에 바라는 건... 돈 받고 일하는 만큼 괜한 트래픽 유발하는 부실한 기사,
다른 블로그의 허락없이 무단으로 베껴서 내는 그런 기사, 별다른 분석 없이 비난 혹은
옹호하는 그런 기사가 아닌 정말 읽을만한 기사를 써달라는 겁니다.
그래야 독자 입장에서 읽을만 할테고, 언론에 좀 더 신뢰가 가지 않을까요?
제발 책임있는 기사를 만들어 줬으면 하는 한 소시민의 바램으로 글을 마칩니다.